베트남 생활·육아·해외생활

베트남에서 “뎅기열 걸렸어요”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현지 병원 종류 및 간병 문화 정리)

모자코 2026. 5. 12. 07:20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몸 회복이 생각보다 더뎠습니다.

 

마음은 굴뚝같은데, 예전처럼 집안일을 계속 해내기가 쉽지 않았고,  

정리가 밀리기 시작해 엉망이 된 집을 마주하는 건 꽤나 고역이었습니다. 

 

그렇게 베트남 청소이모님과 인연을 맺은지 1년 3개월.

제 건강과 생활의 빈틈을 메워주는 든든함입니다.

 

토요일 오전 8시 30분.

그날은 이모님이 일정이 있어 이른시간에 집에 와서 집안을 정리해주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이불 속에서 휴대폰을 보다가 메시지 하나를 확인하게 됐습니다.

 

"Chị ơi, Em bị bệnh sốt xuất huyết..." (언니, 저 뎅기열에 걸렸어요...)

“뎅기열에 걸려서 월요일과 수요일은 쉬어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확인했던 메시지

 

순간 '진짜일까?' 하는 의구심이 먼저 고개를 들었습니다.

당장 월요일, 수요일은 누가 집을 치우나 하는 걱정과 함께 '돈은 나가는데 일은 내가 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야속함도 밀려왔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오전까지 일을 했었고, 오후쯤 모기에 물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내가 좀 과하게 생각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한국에서는 8~9월쯤 뎅기열 주의 뉴스를 듣긴 했는데, 베트남에 와서 모기에 물린 횟수가 생각보다 적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뎅기열이라는 병이 정확히 어떤 건지 다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베트남은 아주 뜨거워지기 직전, 모기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기이거든요.

8~9월의 찌는 듯한 더위에는 오히려 모기가 덜 보이지만, 요즘처럼 선선함과 더위가 반복될 때가 모기가 특히 활발하다고 느껴지는 시기입니다.

뎅기열을 옮기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모습

베트남에서 자주 듣게 되는 뎅기열 (증상·감염 경로 정리)

  • 감염 경로: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매개 모기(이집트숲모기 등)에게 물려 감염됩니다.
  • 주요 증상: 갑작스러운 고열, 심한 두통, 근육통, 그리고 피부 발진이 나타납니다.
  • 현실적인 대처: 아들에게도 청소이모님 소식을 전하며 "집안 물건들 잘 정리하고, 모기퇴치제 꼭 챙겨 뿌려라."고 당부했습니다.

※ 뎅기열 정보 참고: 세계보건기구(WHO), 질병관리청 해외감염병 정보

 

그러다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청소이모님은 아마 병원에 입원하기보다는, 집에서 쉬고 있겠구나....

그 생각을 하다 보니, 2018년 하이퐁으로 처음 이사 왔을 때의 기억이 스쳤습니다.

이삿짐을 정리하다 유리그릇에 발등이 1cm 넘게 찢어졌던 날이었죠.

 

베트남 국제병원 내부 복도 모습


그 일로 처음 베트남 하이퐁에서 국제병원이라는 곳을 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병원 건물은 큰데 시설은 동네병원 같은 모습에 이름으로 느꼈던 제 생각과 “국제병원”의 느낌은 달랐습니다.

  • 국제병원의 시설: 진료는 의사가 했지만, 실제 상처를 꿰매는 사람이 달랐습니다.
  • 문화적 충격: 켈로이드 피부라 흉터가 걱정되어 꿰매달라고 얘기했지만, 그들은 “이건 작은 상처인데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는 반응으로 오히려 저를 이해 못 하겠다는 눈치였습니다. 결국 세 번이나 병원을 찾아가서야 겨우 처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과잉진료를 권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상처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한국과는 꽤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베트남 병원 종류와 명칭표기로 알아보는 방법

구분 베트남 표기 영어표기  특징
공립병원 Bệnh viện + [지명/이름]
< 읽기: 벵 비엔 >
(Name) Hospital 보통 앞에 'Bệnh Viện'(병원)이 붙고 뒤에 지명이나 위인의 이름이 옵니다.
국제병원 Bệnh viện đa khoa quốc tế
< 읽기: 벵 비엔 다 코아 꾸옥 테>
International General Hospital 'Quốc Tế'(국제)라는 단어가 핵심이며, 시설이 현대적이고 영어 통역이 있습니다. 
동네 클리닉 Phòng khám (đa khoa)
< 읽기: 퐁 캄 (다 코아) >
Clinic / Medical Center 규모가 작은 의원급을 뜻하며 전문의별로 'Nha Khoa'(치과) 등이 붙기도 합니다.

 

정도로 나뉘는 분위기였습니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언어 문제 때문에 국제병원을 찾게 됩니다.

통역이 되는 경우가 많고, 한국인들이 모여사는 지역 근처에 규모가 있는 병원은 한국어 통역도 있는 점이 편리합니다.

그중 베트남 최대 기업인 빈그룹(Vingroup)에서 운영하는 빈멕 국제 종합병원(Vinmec International Hospital)이 외국인 입장에서는 언어 문제 때문에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국의 대형병원처럼 비용을 먼저 수납해야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베트남에 놀러왔는데 갑작스럽게 병원에 갈 일이 생긴다면 추천드립니다.

 

<베트남 하노이 빈멕국제종합병원 - 타지역에서는 Vinmec 검색으로 위치 확인하세요.>

 

💡 병원 가기 전 체크하세요!
  • 여행자/거주자 보험: 국제 병원은 비용이 상당하므로, 보험이 있을시 병원에서 발급하는 '인보이스'를 챙겨주세요.
  • 그랩(Grab) 활용: 응급 시 로컬 병원은 주소가 복잡할 수 있으니, 미리 구글 맵에 대형 병원 위치를 저장해두는 것이 이득(시간과 비용 절약)입니다.

 

특이했던 건, 병원에 일찍 온 사람들에게(오전10시 이전) 식당 이용 쿠폰 같은 걸 나눠주던 문화였습니다.

요즘은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그런 모습이 아직 남아 있는 병원들이 있어 저도 두번정도 이용했었습니다. 간단한 닭죽, 과일과 음료를 마실 수 있습니다. 한국 병원 시스템에 익숙했던 저에게는 꽤 낯설고 생경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후 3주 뒤 심한 물갈이로 국제병원보다 한 단계 낮은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풍경은 더 생경했습니다.

  • 나 홀로 병동과 돗자리: 한 층에 환자가 저뿐이었는데, 매트리가 얇아 몸이 베겨서 병원 침대 프레임이 궁금해 매트리스를 들춰보니 간격이 넓은 골조 위에 돗자리가 깔려 있더군요. 바닥에 누워 있는 게 더 괜찮을 것 같은 불편함을 경험해 보았습니다. 그 뒤로 코로나로 인해 병원에 대한 얘기가 자주 들렸고, 제가 익숙했던 한국 병원 환경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 식사 서비스의 부재: 한 단계 낮은 병원이라서 그런가 혼자만 입원하고 있어서 그런가 병원밥이 없어서 밖에서 닭죽을 사다 먹어야 했습니다. 2박 3일을 죽만 먹으니 나중엔 속이 더 뒤집어질 것 같았습니다.

베트남에서 지내며, 가족이 아프다는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돌보는 사람들을 몇 번 보게 됐습니다. 처음엔 "병원비를 벌어야지 왜 일을 그만둘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돈이 있는 사람들조차 그렇게 행동하는 걸 보며, 이것이 그들의 '가족 돌봄 문화'인건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아픈 가족이 있으면 집에서 온전히 같이 시간을 보내며 돌보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가 봅니다. 

 

지금도 베트남의 병원 문화나 간병 문화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베트남에서 5년 이상 살다 보니,
이곳은 사람이 아프면 가족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분위기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장면들이,
시간이 지나며 반복되다 보니, 조금씩 이 나라의 생활 방식을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완전히 익숙해진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이번 뎅기열 메시지도, 그런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든 하루였습니다.

 

※ 이 글은 베트남 생활 중 겪은 개인 경험과 생활 관찰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뎅기열 증상이나 치료가 의심될 경우에는 현지 병원 또는 공식 보건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베트남에도 봄이 있을까? 벚꽃 대신 찾아온 보랏빛 선물, 방랑꽃(Bằng lăng)

보랏빛 ‘방랑꽃(Bằng lăng)’이 피면, 잠깐 한국의 봄이 생각난다베트남에 처음 여행왔을 때, 여긴 동남아시아니깐 늘 지금처럼 덥겠지 생각했습니다. 몇 년 살아보니, 베트남에도 분명 계절의

mojaco.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