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생활·육아·해외생활

베트남 실비보험 가입은 됐는데 결국 철회됐다 (진단서 한 줄이 문제였다)

모자코 2026. 5. 14. 07:10

베트남 실비보험 가입 후 진단서 문제로 보험이 철회된 사건의 시작

 

베트남에서 실비보험에 가입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냉동실 구석에 얼려둔 꿀떡 하나가 우리 가족 보험 자체가 철회되는 일이 발생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저 여느 날과 다름없는 평범한 주부의 오후였습니다.

간식으로 먹으려던 냉동 꿀떡을 꺼내다 손가락 끝이 따끔했고, 살짝 찢어진 상처에선 피가 났습니다. 그저 흔한 집안일 중 생긴 작은 사고라 생각하고 밴드 하나 붙인 채 다시 설거지와 야채를 씻는 집안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의 덥고 습한 날씨 탓이었을까요? 물이 닿은 상처는 금세 곪아버렸고, 결국 항생제 처방을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마침 몸이 계속 피곤했던 시기라 간단한 혈액검사도 같이 진행했습니다.

보험 청구를 위해 병원에서 준비해준 서류를 제출했는데, 그 진단서 속 과거 병력 한 줄 때문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가입 당시 24년 갑상선 암 수술 이력을 투명하게 밝혔고, 보험사도 이를 알고 가입을 승인을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가입 철회' 통보. 저뿐만 아니라 아이까지 세트로 묶여 보험 없는 해외 살이가 시작된 그 황당했던 기억을 풀어보려 합니다.

 

한국인 대행사를 통한 가입한 베트남 실비보험

가입했던 보험은 베트남에서 한국인 대상으로 실비보험을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한국인 보험사 대표를 직접 만나 설명도 들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24년에 갑상선 암수술을 받았음을 공지하였고, 관련된 부분에 대한 보험지급은 되지 않는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1년형 보험이라 여러 명을 모아서 단체처럼 할인받는 구조로 진행한다고 했고 실제로 가입도 되었습니다.

 

저와 아들이 같이 가입했습니다.

 

1. 한국과 다른 베트남 실비보험의 구조   

베트남에서 보험을 알아보면서 조금 특이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이만 단독으로 가입하면 어른보험료와 동일해서 꽤 비쌌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같이 가입하면, 그 혜택으로 아이 보험료가 낮아지는 구조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이만 따로 가입이 가능하고 그에 맞는 보험료가 산정되는데 베트남 보험은 조금 달랐습니다.

부모 가입 여부에 따라 자녀 보험 할인 구조가 달라지는 베트남 실비보험 특징

 

*한국, 베트남 보험가입 기간은 모두 1년 단위 갱신이며 선불 결제임.

 

아무튼 저는 그때 안심했습니다. 이미 수술 이력도 얘기했고, 보험사도 가입을 받아줬으니까요.

그래서 그냥 생각했습니다.

“아 이제 최소한 기본적인 병원비 걱정은 좀 덜겠구나.”

실제로 베트남에서 병원을 가보면, 보험이 있는지 먼저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이 있다고 하면 병원에서 기본 서류들을 알아서 준비해줍니다.

 

베트남 실비보험 청구를 위해 병원에서 챙겨야 하는 서류 5가지

 

2. 베트남 보험 청구,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내원치료 경우)   

  • 세금계산서 (VAT Invoice): 베트남 전자계산서 시스템으로 발행된 영수증 (병원 방문일로부터 30일 이내)
  • 진단서 (Medical Report): 병명과 의사의 소견이 적힌 서류
  • 진료비 내역서 (Invoice details) : 진료비, 주사비, 검사비, 약값의 내역
  • 처방전 (Prescription) : 병원처방약 (베트남은 병원에서 약을 조제, 판매함)
  • 검사결과서 : 의사 지시에 따른 검사를 실시 했다는 내용과 결과 (X-Ray, 초음파, 혈액검사 등)

* 보험사마다 추가로 요구하는 서류는 조금씩 다르며, 대부분 병원 메일이나 접수창구 통해서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3. 진단서 속 '과거 병력' 한 줄의 파워   

문제가 된 건 진단서였습니다. 의사는 제가 예전에 갑상선 암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듣고

상처 치료차 방문하며 진행했던 혈액검사에 대한 내용에 갑상선 암수술 이력을 포함시킨 것이지요.

 

이 문장이 보험사는 불편했나 봅니다. 갑상선에 관련된 것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될 것을 

"가입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가입 철회를 통보했습니다.

가입 시 분명히 고지했고 승인까지 받았음에도, 실제 청구 과정에서 서류에 기록이 남으니 태도를 바꾼 것입니다.

 

더 황당한 것은 그 이후였습니다.

  • 연쇄 철회: 제 보험이 철회되자 세트로 묶여있던 아들의 보험까지 자동 철회되었습니다.
  • 환급의 불공정: 가입 기간만큼의 비용은 보험사가 챙기고, 남은 기간만 산정해 돈을 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그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이전에 실비를 두 번 청구해 받았다는 이유로 가입비조차 돌려주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4. 현재의 무보험 상태, 그리고 깨달음   

한국 보험사 쪽에서도 많이 이상하게 봤습니다. 

가입 전에 이미 병력을 얘기했는데, 나중에 진단서 때문에 계약이 철회되는 것에 납득이 어려워 항의조정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결과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더 난감했던 건 그 다음이었습니다.

베트남 보험사 '블랙리스트' 같은 곳에 올랐는지, 다른 현지 보험사 가입도 어려워졌습니다.

아들은 성인 요금을 내야만 따로 가입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해외살이를 하다 보면, 보험은 없어도 당장 생활은 됩니다.

하지만 막상 아프거나, 아이가 병원 갈 일이 생기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혹시 베트남에서 실비보험 청구를 준비 중이시라면, 의사가 작성하는 진단서 문구를 꼭 한 번 확인해 보세요.

내가 이미 얘기했던 병력이라도, 서류에 어떤 식으로 적히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말 한마디 통하기 어려운 타국에서 서류 한 장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꿀떡 하나에 찔린 상처를 치료하며 해외 거주자 보험은 가입 자체보다도,

나중에 보험 청구 과정에서 어떤 서류가 남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이 글은 제가 베트남에서 실제로 겪은 보험 청구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보험사마다 기준과 요구 서류가 다를 수 있으니, 가입 전에는 약관과 고지 사항을 꼭 다시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